충돌시험은 왜 '사고 예방'까지 평가하게 되었을까? Active Safety와 Passive Safety
충돌시험이라고 하면 대부분 벽에 부딪히는 차량 영상을 떠올리실 겁니다. 그런데 요즘 신차 안전성 평가에는 충돌하지 않는 시험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동 긴급 제동이 보행자를 제때 인식하는지, 차량이 급회전에서 안정성을 유지하는지를 보는 항목들입니다. 오늘은 자동차 안전성 평가가 왜 '사고 이후'에서 '사고 이전'까지 넓어졌는지, 그 배경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 3줄 요약
1. 신차 안전성 평가는 사고 이후 탑승자를 보호하는 수동적 안전성과, 사고 자체를 막는 능동적 안전성 두 축으로 나뉩니다.
2. NHTSA는 1979년 정면 충돌, 1997년 측면 충돌에 이어 2001년 1월부터 전복 저항성 등급을 공개하며 평가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3. Euro NCAP이 2014년 평가에 반영한 저속 자동 긴급 제동은 실제 후방 추돌 사고를 38% 줄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Active Safety와 Passive Safety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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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테슬라 사이버트럭의 Passive Safety 테스트 장면, 右) MESSRING의 Active Safety 제품인 ASTERO 테스트 장면
신차 안전성 평가 영역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Passive Safety(수동적 안전성)는 사고가 이미 발생한 뒤 탑승자를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를 봅니다. 우리가 아는 그 충돌시험입니다. 차량 전면 전체가 고정 벽면에 부딪히는 정면 충돌, 전면 일부만 부딪히는 부분 정면 충돌, 다른 차량과의 사고를 가정한 측면 충돌, 단단한 기둥에 부딪히는 측면 충돌이 대표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차체가 충돌 에너지를 어떻게 흡수하고 분산하는지, 안전벨트와 에어백이 제 역할을 하는지를 확인합니다.
Active Safety(능동적 안전성)는 사고 자체를 줄이는 쪽입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헤드램프 성능처럼 사고를 미리 막는 데 기여하는 요소를 평가합니다.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 시험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Passive Safety는 충돌 시험장에서, Active Safety는 주행 트랙에서 이루어집니다.
연도별 평가 영역은?
| 연도 | 기관 | 신설된 평가 | 구분 |
|---|---|---|---|
| 1979 | 미국 NHTSA | 정면 충돌 | Passive |
| 1997 | 미국 NHTSA | 측면 충돌 | Passive |
| 1997 | 유로 NCAP | 성인 탑승자 보호 + 보행자 보호 | Passive |
| 2001 | 미국 NHTSA | 전복 저항성 | Active |
| 2008 | 유로 NCAP | ESC 장착률 조사 결과 공개 | Active |
| 2014 | 유로 NCAP | 자동 긴급 제동(AEB) | Active |
| 2015 | 유로 NCAP | 보행자 대상 AEB 도입 발표 | Active |
| 2020 | 유로 NCAP | 파 사이드(2차 상해) | Passive |
| 2025 | 한국 KNCAP |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EDR | Active |
| 2025.12 | 한국 KNCAP | 전기차 하부충돌 (TP-ES-2) | Passive |
1979년 미국 NHTSA가 정면 충돌 평가를 시작했고, 1997년 측면 충돌이 더해졌습니다. 같은 해 유럽에서도 Euro NCAP이 출범해 첫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시기 평가의 질문은 하나였습니다. "부딪혔을 때 사람이 얼마나 다치는가." 효과는 분명했습니다. 별점이 공개되자 제조사들이 움직였습니다. 여기서 짚어둘 점은 NCAP이 규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조사에 법적 의무를 지우지 않고, 시험 결과를 공개해 소비자가 고르게 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도 차체 강성과 구속장치는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Passive Safety에서 Active Safety로, 그 확장 배경은?
배경 1. 차체 강성으로 풀 수 없는 사고
대표적인 사례가 전복 사고였습니다. 미국에서 SUV 전복 사고가 계속 문제가 됐는데, 이건 차체 강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뒤집히지 않게 만들어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NHTSA는 1993년부터 전복 시험을 검토했고, 2001년 1월 전복 저항성 등급을 공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사용한 지표는 정적 안정성 계수(SSF)였습니다. 차량 윤거의 절반을 무게중심 높이로 나눈 값으로, 요약하면 '넓고 낮을수록 안 뒤집힌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단순한 값이 채택된 근거는 데이터였습니다. 100개 차종, 22만 4천 건의 단독 사고를 분석했더니 SSF가 전복 위험을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했습니다(R²=0.88). 이후 2004년식부터는 실제 주행 거동을 보는 피시훅(Fishhook) 시험이 더해졌습니다. 차를 급격히 꺾었다 되꺾어 바퀴가 들리는지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충돌 없이 주행만으로 안전 등급이 매겨진 첫 사례였습니다.
배경 2. 보행자 보호
또 하나의 한계는 보호 대상이었습니다. 차체를 아무리 튼튼하게 만들어도 차 밖에 있는 사람은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4년 유럽 교통사고 사망자 2만 6천 명 가운데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이륜차 운전자가 차지한 비중은 약 47%에 달했습니다. 절반 가까이가 차 안이 아니라 차 밖에서 목숨을 잃은 셈입니다.
Euro NCAP은 출범 때부터 보행자 보호 평가를 함께 진행해왔는데, 시험 방식이 조금 독특합니다. 사람 모양의 더미를 쓰지 않고 다리 형상, 머리 형상처럼 부위별 충격체를 따로 던지는 방식입니다. 범퍼가 다리에 닿는 지점은 맞출 수 있어도, 그 충격으로 머리가 어디로 날아가 부딪힐지까지는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역시 부딪힌 다음의 이야기라는 점은 마찬가지였습니다. 근본적인 답은 애초에 부딪히지 않는 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Euro NCAP은 방향을 바꿨습니다. 안전장치 보급을 늘리기 위해 택한 방법은 시험이 아니라 장착률 조사였습니다. 2007년 차체 자세 제어 장치(ESC)가 얼마나 탑재되고 있는지 조사해 이듬해 결과를 공개했는데, 같은 유럽연합 안에서도 나라마다 편차가 상당했습니다. 효과가 입증된 기술인데도 어떤 차에는 들어가고 어떤 차에는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이 조사가 일으킨 변화는 작지 않았습니다. 사이드 커튼 에어백과 ISOFIX 고정장치,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 ESC는 법으로 강제된 적이 한 번도 없지만 지금은 유럽 신차의 기본 사양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4년에는 자동 긴급 제동(AEB)이 평가에 반영됐습니다. 이 항목의 효과는 이후 데이터로도 확인됐는데, Euro NCAP이 호주 ANCAP과 함께 유럽 5개국과 호주의 사고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저속 AEB는 실제 후방 추돌 사고를 38%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심과 교외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도 없었습니다. 10건 중 4건 가까이가 아예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인데, 충돌 후 보호 성능을 개선하는 것만으로 이 정도 감소폭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듬해에는 보행자를 대상으로 한 AEB 평가 도입이 발표됐습니다. 시나리오를 보면 무엇을 재현하려 했는지가 분명히 드러납니다. 성인이 걸어서 차량 진로로 들어오는 경우, 성인이 뛰어드는 경우, 그리고 어린이가 주차된 차 뒤에서 갑자기 나오는 경우. 도심에서 가장 자주 벌어지는 세 가지 상황을 그대로 옮겨온 것입니다.
Active Safety와 Passive Safety 설비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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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MESSRING PCT 제품, 右) MESSRING ASTERO and 6D Target Mover 제품
Passive Safety 시험에는 가속 설비, 충돌 장벽, ATD 더미, 고속 카메라와 계측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나라마다 장벽 규격이 다르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대응할 시장에 따라 보유해야 할 장벽이 달라집니다.
Active Safety 시험은 성격이 다릅니다.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를 모사한 타겟, 타겟을 정확한 속도와 경로로 움직이는 구동 장비, 시나리오를 반복 재현하는 제어 시스템이 요구됩니다. 충돌하지 않는 시험이라 오히려 정밀한 위치·속도 제어가 핵심입니다. Euro NCAP의 보행자 AEB 시험이 성인 보행, 성인 주행, 어린이 돌출 세 시나리오를 구분해 재현한다는 점만 봐도, 타겟 종류와 구동 정밀도가 왜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전기차 항목이 더해지면서 충돌 이후의 계측도 설비 요건이 됐습니다.
MESSRING(메스링)은 Passive Safety와 Active Safety 양쪽 시험 설비를 모두 다루는 제조사입니다. 충돌 가속 설비와 장벽부터 Active Safety 시험용 타겟 시스템까지, 두 영역을 한 공급사에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시험장 구축 단계에서 이점이 됩니다.





